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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식의 서사연구실 게시판입니다.

  에스더서의 서사적 관찰
  이영식
  

I. 개관

    

에스더서     유대인들이 부림절에 읽는 거룩한 네 권의 책 중 한 권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령이 내린 후 1차 귀환과 2차 귀환이 이루어진 사이로 여겨진다. 당시 파사왕 고레스가 유대인을 해방하여 고국에 돌아가게 했으나 고국에 돌아가지 않고 광대한 파사제국의 여러 곳에 흩어져사는 유대인들이 많았다. 에스더서의 내용은 이러한 유대인 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다.(오른 그림은 아르트 데 켈더가 1685년 그린 것으로 모르드개가 하만의 음모를 알고 에스더에게 나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있는 장면/부다페스트 미술관 소 장)

    본서는 유대인들의 통쾌한 절기인 부림절의 유래를 설명 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아달월 14, 15 양 일을 부림절로 지키고 본 서를 낭독하며 민족이 수난에서 구원받은 것을 기념한다. 부림이라는 말은 제비라는 뜻이다(에9:24-26). 본서에서 우리는 에스더와 모르드개 두 사람의 강인하고 결사적인 민족애와 희생정신 을 볼수 있다. 또한 하나님의 이름이 한번도 나오지않으면서도 그분의 주권을 가장 강력하게 드러내는 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에스더서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에스더]: 본서의 이름이기도 한 에스더는 아름답고 정숙하며 결단성 있고 지혜로운 여인으로 등장한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촌 오빠인 모르드개에게 양육을 받는다. 그의 가르침에 순종적이며 함께 힘을 합하여 민족을 구하는데 공헌한다.

*[모르드개]: 책 이름인 에서더보다 훨씬 핵심적인 인물이다. 일찌기 앞 날을 내다보고 에스더를 왕후감으로 키워냈으며 성품이 강직하고 유대 전통에 충실하여 최고의 권력자인 하만에게도 무릎을 꿇지 않는다. 이것이 갈등의 원인이 되어 하마터면 민족 전체가 말살될 뻔 하였다. 자신의 맡은 바 임무에 매우 충실하며 반역음모를 사전에 발견한 공으로 큰 상을 받는다. 주도면밀하여 민족을 구하고 나중에는 파사의 재상자리에 올라서 오랫동안 나라를 관리한다.

*[하만]: 유대인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아각 민족 출신이다. 이국땅에서 크게 출세하지만 성격이 덤벙대고 뽑내기를 좋아하며 지나치게 자만심이 높아 모르드개를 얕잡아 보았다가 오히려 큰 낭패를 당한다. 반유대주의자들을 등에 엎고 자신의 개인적 원한을 갚고자 하나 오히려 자신이 장대에 매달리는 신세가 된다.

*[아하수에로 왕]: 민족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며 품위가 있고 행동거지에 절도가 있는 뛰어난 왕이다. 127도를 다스리는 대 제국의 왕이면서도 거만하게 행동하거나 폭력적이지 않다. 왕비 와스디와 부부갈등을 풀지 못하고 폐위시킨 후 신하들의 권면을 받아들여 에스더를 두 번 째 왕비로 맞아 들인다. 아하수에로는 주전485년부터 465년까지 재위했던 파사의 왕으로 추정된다.

에스더서에는 이 밖에도 대단히 많은 이름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저자가 궁중의 일에 훤한 소식통임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II. 갈등구조와 플롯

    1. 아하수에로 왕의 부부갈등

(왼쪽 그림은 '어린 양을 운반하는 메디아인'/크세르크세스 1세 궁전의 벽면 부조.)본문을 서사적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치밀한 플롯과 고도의 갈등구조를 엿볼 수 있다. 먼저 이야기의 발단은 수산궁에서 127도의 관할 영토를 다스리는 아하수에로 왕의 부부갈등이다. 이야기 서두에 왕의 권세와 부귀, 절도있고 마음씀씀이가 매우 넉넉한 훌륭한 왕으로 소개된다. 그의 치하에 수많은 민족과 넓은 영토가 속해 있다. 모든 것이 왕의 말 한마디로 좌우 되지만 단 한 가지 그의 부인인 와스디 왕비만은 그렇게 할 수 없었나 보다. 취흥이 무르익자 왕은 자신의 아내의 아름다운 모습을 잔치에 참석한 묻 신하들과 손님들에게 과시하고 싶었다. 몸을 단장하고 오라는 내시의 전갈에 왕비는 거부하는 전갈을 보낸다. 이로 인하여 아하수에로의 자존심은 치명타를 입게된다. 이럴 경우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법에 맞는지 자문을 구하자 법률에 밝은 신하들은 왕비의 행위가 단지 한 여자로서의 항명이 아니라 이 나라의 모든 여성들을 대표해서 항명하는 것이고 이 것을 묵인할 경우 온 나라라 127도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을 엎신여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아수에로 왕의 부부갈등은 이 이야기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에스더가 왕궁에 들어가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대개 옛날 이야기가 사건 중심으로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만 에스더서는 사건과 사건이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잘 설계된 플롯을 보여준다.

    2. 하만과 모르드개의 갈등

에스더서에서 가장 재미 있는 부분이 하만과 모르드개의 갈등이다. 하만은 아각사람으로(아각 민족은 유대민족과 본래 적대적이었다) 파사 왕국의 일인지하 만인지상, 최고의 권력자로 부각된다. 그러면서 그는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자신이 누리는 부귀와 권세를 자랑한다. 그런데 수상궁의 성문을 드나들 때 마다 눈에 거스리는 사람이 딱 하나 있었다. 유대인이며 문지기인 모르드개이다. 물론 모르드개가 어떤 적대감이 있어서 하만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은 것 같지는 않다. 단지 그는 유대교의 종교적 습관에 따라 하나님 외에 어떤 존재에게도 무릎꿇지 않는 자신의 관습대로 행할 뿐이었다. 하지만 기고만장해진 하만에게 모르드개의 그런 행동은 자신을 무시하는 도전으로 받아들여 졌고 모르드개만 혼내주면 좋았을 것을 파사 치하 127도에 있는 유대인을 모두 말살하고자 하는 계략을 꾸미게 된다.
    하만과 모르드개의 대결에서 누가 승자일까? 그 권력이나 지위로 따지면 모르드개가 전혀 게임이 될 것 같지 않다. 여기서 이야기는 매우 중요한 복선을 하나 깔아 놓음으로서 모르드개가 판정승을 거두게한다. 즉 문지기였던 모르드개는 왕의 암살모의를 사전에 발견하고 그 사실을 왕후 에스더에게 알리고(위의 그림) 에스더는 다시 왕에게 알려 반역 음모는 극적으로 제압된다. 이 사실은 모르드개의 이름으로 왕조 실록에 기록된다. 대개의 경우 이런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왕명으로 후한 상을 베푸는 법이건만 어쩐 일인지 모르드개의 공로는 쉬 잊혀지고 만다. 그런에 독자들은 그 이유를 곧 알게된다.
    아각 사람 하마만이 모르드개를 처치하려고 40규빗의 높은 장대를 자신의 집 마당에 세우고 그것을 허락받기 위해 왕궁 뜰에 막 들어서려는 순간 왕은 잠이 오지 않아 궁중 일기를 읽는 중에 모르드개의 공헌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것 역시 알게된다. 포상을 결심하고 밖에 누가 없는지 부르는데 공교롭게도 하만이 막 도착하던 참이었다. 만약 왕이 높이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묻는데 자신의 출세에 들뜬 하만은 자신이 상을 받을 줄 알고 왕의 옷을 입히고 수레를 태워 그나라 제 2인 자에게 고삐를 맡기고 성중에 외치기를 '왕이 높이기를 원하는 사람은 이러하다'라고 하게 하십시오 권한다. 왕은 말한다. 저 성문에 있는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네가 말한바와 같이 실행하라고! 보기 좋게 모르드개가 1승을 거두는 순간이다. 패색이 짙어 하만은 집으로 돌아가서 겪을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내를 비롯하여 친구들은 하만의 계속되는 패배를 예고한다.

    3.에스더와 모르드개의 갈등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대결은 에스더가 칼자루를 쥐게된다. 일찌기 모르드개는 자신의 사촌동생뻘인 에스더를 왕비 후보로 들여보내면서 유대인 신분을 숨기도록 지시했기 때문에 에스더는 하만을 잘 알지만(적으로) 하만은 에스더를 알지 못했다. 하만은 에스더가 왕과 함께 단 둘이 초청하는 잔치에 두 번 참석한다. 실은 그 곳이 자신의 무덤이 될 줄도 모르고 말이다. 에스더는 자신의 민족을 구해 줄 것을 눈물로 왕에게 호소하고 하만의 유대인 말살 계략은 백일하에 드러나고 만다. 하만은 모르드개를 달기 위해 마련한 높은 장대에 자신이 달리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로서 모르드개에게 1차적으로 패배의 고배를 마신 하만은 에스더에게 완전 케이오 패를 당하고 만다. 그러나 게임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4. 반 유대주의자들과 유대 민족의 갈등

사실 하만이 모르드개를 싫어 한 것은 단지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서 민족적 적대감이 배경에 깔려 있었고 하만처럼 유대인을 싫어하는 세력들이 널리 퍼져 있었다. 하만의 입으로 말하듯이 유대인들 아하수에로 왕이 다스리는 127도에 흩어져 살면서도 다른 민족과 섞이지 않는 고집 때문에 따돌림과 질시를 받았던 것이다. 하만의 계략에 동의하여 유대인들을 제거할 음모를 꾸미던 반유대주의자들은 모르드개가 실권을 쥐게되자 완전히 역전된다. 하만에 의해 유대인 말살의 날로 정해졌던 날과 하루 더 연장된 이틀간 반유대주의자들은 처참하게 제거된다. 이들의 목숨은 앗았지만 재산에는 손대지 않았음을 에스더서는 여러번 반복하여 그들이 단순한 폭도가 아님을 천명하고 있다. 이로서 에스더서의 모든 갈등은 종결된다.

III. 공간 구조 분석

    에스더서의 공간은 3중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즉 왕과 왕비가 거주하는 수산궁, 수산궁을 둘러싸고 있는 도성(都性), 그리고 도성 밖에 왕이 다스리는 127도가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은 이 3중 구조속에서 안으로 혹은 밖으로의 움직임을 보인다. 즉 아하수에로왕이 배설한 잔치에 127도의 방백들이 참여하여 잔치를 흥겹게 한다. 하만은 성문 밖을 드나들다가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무릎꿇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분노한다. 왕비 와스디는 왕궁에서 쫓겨나고 에스더는 새로운 왕비로 발탁되어 도성 밖에서 도성으로, 다시 왕비가 되어 왕궁에 거주하게 된다. 왕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모르드개는 왕이 거주하는 가장 내밀한 곳까지 드나들 수 있는 인물이된다.

    공간구조와 관련하여 에스더서에서 강조점이 드러나는데 왕궁에서의 승리가 곧 도성에서의 승리를 보장해주고 더 나아가 왕이 다스리는 127도에서의 승리라는 점이다. 모르드개는 이점을 일찍 예견이라도 한 듯이 사촌 동생 에스더가 몹시 아름다운 여인인 것을 보고 곱게 길러 때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왕비의 자리에 앉히기까지 주도면밀하고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한다. 사실 부림절에 거둔 유대인의 승리는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었다. 에스더라는 가장 핵심적인 복병이 왕궁에 심겨져 있는 것을 독자는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만이 기세좋게 유대인들을 말살하려고 궤계를 꾸밀때도 빙긋이 웃을 수 있는 것이다.

IV.서사기법들

    위의 갈등구조에서 분석했듯이 에스더서는 매우 치밀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곧 사건이 우발적이지 않고 강한 인과관계가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몇 가지 복선(flowshadow)을 관찰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핵심적이고 의도적 복선은 에스더 자신이다. 모르드개의 입을 통해서 말해지듯이 그녀가 왕후가 된 것은 바로 이때(유대인을 말살하려는 하만의 궤계를 파쇄할 때)였던 것이다. 에스더는 복병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목숨을 걸고 훌륭히 해 내었고 갈등해결의 결정적 단서가된다. 두번째 복선은 모르드개가 성문을 지키면서 왕을 모살하려는 자들을 적발하여 고발한 사건이다. 이로 인하여 하만이 참패를 당하는 내용은 위에서 말한 바 있다. 또한 에스더와 모르드개 두 사람은 아하수에로가 통치하는 127도에서 유대인들이 멸절당하지 않고 그의 적대자들로부터 대승을 거두는 단서가 된다. 이처럼 에스더서는 서로 이야기들이 긴밀하게 인과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매우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이고 있다.

V. 주제에 대한 논의: 하나님의 절대주권

    사실 에스더서에는 하나님이라는 용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읽는 내포된 작가와 내포된 독자는 이야기의 뒷 부분에서 유대인임을 독자들은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하나님께 범죄하여 징벌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 민족을 하나님께서는 아주 버리신 것이 아니다. 127도에 디아스포라가 되어 흩어져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그분께서 주권적으로 지켜주신다. 이를 위해 모르드개와 에스더는 도구로 쓰임을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소수 민족으로 살아가는 유대인들이 용기를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본서는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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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3 16: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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