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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식 글모음 게시판입니다.

  [서평] 오르르 깍꿍!
  이영식
  




인간을 정의하는 말이 많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놀이하는 인간"(Homo Rudens)이다. 그만큼 놀이란 한가한 시간에 즐기는 어떤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되는 데 있어서 본질적인 요소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저자는 어머니와 아가의 놀이를 발달적으로 고찰하면서 의사소통 능력과 연결시키고 있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눈맞추기 eye contact> 엄마는 끊임 없이 아가의 눈을 쳐다보면서 말을 걸고 얼르고 반응을 유도한다. 아기가 조금만 엄마의 말에 반응을 해도 크게 기뻐하면서 야단이 난다.

<정서조율 affect attunement> 지구상의 모든 엄마들의 말투는 비슷하다고 한다. 이를 "아기 말투"(baby talk), 혹은 "엄마말투"(matherese)라고 정의한다. 엄마말투의 특징은 말꼬리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아내가 아이들을 기르던 생각이 난다. "오 그래쪄?"하고 말꼬리를 올리던 기억말이다. 이런 말투를 통해서 엄마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아가와 정서적 일치 내지는 공유이다.

<공동주의 집중 joint-attention>엄마와 아기가 공동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단계이다. 우리 아이들은 아내와 함께 길거리를 걸으면서 글자를 많이 깨우쳤다. 한글도 배우고 영어도 배웠다. 길거리를 휩쓸고 다니면서 아이가 간판을 손으로 가리키며 "저건 뭐야?"라고 물으면 "저건 OOO이야."라고 대답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에는 아내가 묻는다. "저건 뭐라고 읽어?" 그러면 아이가 대답한다. "저건 OOO이야."라고 더듬거리며 읽으면 아내는 너무 기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과정은 그림책을 볼 때도 잘 드러난다. 그림책은 아이와 엄마의 공동관심사이며 독서는 공동작업이다. 책은 매개체에 불과하며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아가와 엄마의 정서적 교류와 유대이다.

이상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놀이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이라는 점이다. 어린이의 경우 혼자 하는 놀이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도 아이는 상상력으로 대상을 만들어내서 함께 놀고 있는 것이다. 놀이에서 상호 주관성은 곧 사회적 능력의 기초이다. 놀이에서 충분히 이 능력이 습득되지 않는다면 현실세계에서 큰 고통을 당할 것이 명확한 이치다. 한편 치료는 다시 놀이로 돌아가서 상호주관성을 길러 현실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가능할 것이다.

나 역시 정서적 공감 능력이 매우 부족했던 사람이다. 특히 아내에 대해서 그랬었다. 남편이란 돈 잘 벌어다 주는 것으로 역할이 끝나는 게 결코 아니다. 아내의 마음을 읽어주고 그것을 말로 표현해 주는 것은 가장 기본된 능력이다. 그 기본이 부족할 때 부부사이는 소원해지고 행복하지 못하다. 나는 상담을 공부하면서 이부분에 역점을 두고 많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요즈음은 아내로부터 "당신이 내 마음을 잘 읽어 주네요."라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당신하게 이야기 하는 것은 절벽에대 대고 말하는 것 같아요."라는 피드백을 듣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있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100% 읽어주고 공감할 수 있겠는가마는 서로 노력하는 자세는 중요하다고 본다. 정서적 공감 능력에 있어서는 남자들이 엄마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아무리 근엄한 남자도 면전에서 "오르르 깎궁!" 하면 웃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는 먼 옛날 엄마가 자신과 눈을 맞추고, 말꼬리를 올려가며 정서를 공유하던 시절의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 있는 놀이 하나를 생각해 냈다. 일단 세 사람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을 앞에 두고 말하는 상황을 설정한다. 예컨대 갑이 을이라는 남자 친구에게 자기 여자친구인 병을 소개하는 상황을 설정할 수 있다. 이때 을이 소개 받은 여자친구 병에게 잘 보이려고 열심히 말을 한다. 그런데 병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아무런 반응이 없다. 대신 갑이 옆에서 맞장구를 치면서 "으흠", "그래서?", "어머나!"와 같은 정서조율 반응과 더불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앞으로 숙이며 들어보자. 그러면 말하는 을이 어느 쪽을 보면서 말을 하게되는지, 왜그런지 서로 평가해 보자. 역할을 바꾸어 경험해 보자. 또 병은 역할상 무표정한 채 있다. 그 앞에서 을이 "오르르 깍꿍!"해보자. 그래도 웃지 않을까?

자 이제 너무 근엄한채 폼 잡지 말고 "오르르 깎궁!"이라도 해서 다른 사람을 웃겨보자. 그이들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해 질 것이다. 여러분 모두에게 "오르르 깍꿍!"이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노는 만큼 성공한다 /김정운/ 21세기북스 , 2005>를 읽고

2006-05-21 12: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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