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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식 글모음 게시판입니다.

  [서평] 어린왕자와 연어의 서사적 공간
  이영식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와 안도연의 《연어》는 좋은 대조를 이루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탄생공간으로의 회귀"라는 공간구조를 근간으로 플롯이 구성되어 있다.

《어린왕자 이야기》

먼저 어린 왕자의 공간구조를 살펴보자. 어린 왕자는 자기별 소혹성 612호에서 장미꽃과의 관계 문제를 풀지 못하고 별을 떠난다. 그 후 숭배할 사람이 없는데 숭배받기를 원하는 군주의 별, 허영심 많은 사람의 별, 무엇이 진리인지 깨닫지 못하고 자책만 하는 알콜 중독자의 별, 소유와 존재의 개념을 모른채 돈을 위해 돈을 버는 상인, 한 번도 여행을 해본 적이 없는 지질학자의 별, 왜 불을 켜야 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부지런이 일하는 점등인등의 별을 거쳐 마침내 지구에 도착한다. 그가 거쳐온 다양한 별들은 한결같이 본질과 비본질이 뒤바뀐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어린왕자는 지구에 도착하여 여우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는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길들여지는 것이고 길들여 지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길들여 지는 것은 서로 관계를 맺는 것이고 그렇게 관계를 맺은 존재야 말로 자신에게 진정 의미있는 존재이다. 사랑하는 존재에게는 돌볼 책임이 있다. 이것을 깨닫는 순간 자기 별에 두고온 장미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즉 지구에 와보니 한 집의 정원에만 5천 송이의 장미가 있어 자기 별의 한 송이 장미는 상대적으로 별의미가 없는 줄 알았는데 오랜 시간 자신과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길들여진 존재로서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깨달음이다. 그리고 어린왕자는 자기별의 장미에게 책임을 지기 위해 돌아가는 길을 택한다. 생텍쥐페리에게 있어서 의미는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데서 발생한다. 따라서 관계 그렇게 관계 맺은 존재 외에 다른 것들은 "그것"일뿐 별 의미가 없다.

《연어 이야기》

안도현의 연어이야기는 바다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은 빛 연어는 바다를 거쳐 초록강을 거슬러 올라가 폭포를 뛰어 넘어 자신들이 탄생한 공간에 도착하여 알을 낳고 죽는다. 탄생했던 연못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과정은 어렸을 때이기 때문에 아련한 기억으로 처리했을 것이다.

같은 공간이지만 안도현의 공간은 직선적으로 펼쳐져 있고 조금식 상승하다고 폭포에 이르러서는 뛰어넘어야 하는 디지틀 공간처럼 구성되어 있다. 공간마다 의미가 선명하게 부여되어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바다는 죽음과 자아정체성 혼란, 소외, 괴로움의 장소이다. 은빛 연어는 더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며 괴로와 한다. 물수리와 불곰의 공격으로 동료와 특히 사랑하는 누님이 죽어간다. 색깔이 특이한 그를 공동체가 보호하겠다고 가장 가운데서 헤엄치게 하지만 그런 배려는 그에게 더욱 속박처럼 느껴진다. 초록강은 바다와 완전히 이미지가 다르다. 강물과의 대화를 통해서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즉 모든 존재는 서로 배경으로 존재할 때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강물은 연어의 배경이되고 연어는 강물의 배경이 된다.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는 내려다 보는 것과 나란히 보는 것 두가지 방식이 있다. 전자는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세계관의 반영이고 후자는 친구로서, 배경으로 존재하려는 세계관의 반영이다. 특히 연어는 초록강으로부터 과거 연어들의 탁월한 지도자였던 아버지에 대한 역사를 듣고 자기도 아버지처럼 되고자 한다. 이처럼 초록강에서 은빛 연어는 정체성이 확립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

폭포에서 은빛 연어의 리더십이 여지없이 발휘된다. 연어들은 그의 주장대로 연어가 되는 길을 택하여 거대한 폭로를 힘차게 뛰어 오른다. 그리고 어릴 때 떠났던 탄생공간으로 돌아와 튼튼한 연어 알을 낳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어린왕자와 연어의 의미있음의 차이》

어린왕자에서 의미는 다른 존재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때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다른 존재들, 예컨대 지구의 5천송이 장미꽅은 어린왕자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반면 안도연의 연어에서는 다르게 해석된다. 5천송이의 장미꽃이 나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지 않았다 하더라도 배경으로 존재할 때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마치 결혼식의 신랑신부와 들러리들의 관계와 비슷하다. 결혼식에서 주인공은 당연히 신랑과 신부이다. 그렇지만 들러리 없는 결혼식은 배경없는 전경과 같이 초라하고 우습기 까지 하다. 들러리 가운데 몇 명 빠져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들러리 자체가 없는 결혼식은 생각하기 어렵다. 또한 들리러만 있고 신랑신부가 없는 결혼식 역시 말이 안된다.

생텍쥐페리의 세계관은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지만 그것을 공동체적으로 넓히지는 못하고 있는 반면 안도현은 배경이라는 키워드로 그것을 공동체적, 우주적 차원으로 넓혀 놓았다.

2006년 4월 11일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http://www.bibliotherapykr》

2006-04-11 19: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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