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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락의 개념과 활용/이영식
  이영식
  


사전적 의미에서 단락(段落)이란 1) 일이 다 된 끝, 2) 긴 글에서 내용으로 보아 일단 끊어지는 곳을 의미한다. 영어로 단락은 “패러그래프”(paragraph)를 말하는데 영작에서는 "단락을 작문의 기본 단위"로 취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도 단락의 기본 개념조차 잘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글을 분석하고 글을 쓰는데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단락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은 다양한 글쓰기와 글 분석에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므로 잘 익혀 두어야한다.

1. 단락의 개념

단락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단락이 아닌 것, 혹은 자격 미달의 단락이 무엇인지 말해보자. 단순히 들여쓰기만 한 것은 단락으로서 자격미달이다. 들여쓰기는 단락을 구별하는 외적인 형식임에 틀림없지만 아무데서나 들여 쓴다고 단락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완결성이 빈약한 단락들이다. 가끔 외톨이 문장을 한 단락으로 구분해 놓는 경우를 글 가운데서 보는데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단락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세 번째 내용상 반드시 단락을 나누어야 할 곳을 무시하고 이어 쓰는 경우도 문제가 있는 단락이다. 따라서 단락은 분명히 구별되는 단락 형식과 그에 걸 맞는 내용이 일치되어야 견실한 단락이 될 수 있다. 즉 ‘단락의 형식+견실한 내용=견실한 단락’이라고 할 수 있다.

단락은 적어도 한 문장 이상으로 이루어진 한 토막의 글이다. 그것이 글 전체의 구성 성분이라는 점에서 ‘중간조직체’이며 형식상으로도 뚜렷이 구별되는 글 속의 글이다. 단락은 하나의 분명한 소주제(topic sentence)를 가지고 있으며 그 소주제는 큰 주제의 일부를 펼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단락은 한 토막의 글이다.
② 단락은 글의 중간 조직체이다.
③ 단락은 형식상 구분되는 글 속의 글이다.
④ 단락은 주제의 일부를 펼치는 기능을 담당한다.

2. 단락의 짜임새

단락은 어떤 짜임새를 분석하는 것은 단락 활용 능력의 기본이 된다. 단락의 성분은 크게 두 가지 요소로 구별되는데 ‘소주제문’(topic sentence)과 ‘뒷받침 문장들’(supporting sentences)이 그것이다. 소 주제문은 그 단락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다스림 생각’(controlling idea)라고도 한다. 즉 각 단락은 하나의 소주제문과 이것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는 뒷받침하는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소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은 논리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즉 뒷받침 문장들은 소주제문에 대하여 예시, 첨가, 보강, 대조와 비교, 결과, 유사점, 부연설명, 요약과 결론 등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논증문의 경우는 자신이 내세운 논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여 논지를 튼튼하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3. 단락의 형식

단락은 내용적으로도 하나의 통일성을 가지고 있어야하지만 형식적으로도 분명하게 구별되어야한다. 단락을 구별하는 방식은 한 자 내어쓰기, 한 줄 띄우기, 한 자 들여쓰기 등이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형식은 한 자 들였 쓰기이다. 한글을 워드프로세서로 쓸 경우 스페이스 바를 두 번 쳐야 한 자를 띄울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시기 바란다. 한 타만 들여 쓸 겨우 문단의 첫 글자가 절반만 들어가 잘 식별되지 않는다.

단락은 주제문의 위치에 따라 두괄식, 양괄식, 미괄식, 중괄식, 무괄식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단락의 종류를 구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문단에서 주제문을 빨리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학생들은 스스로 주제문을 찾는 훈련을 하기보다 참고서를 통해 이미 분석된 내용을 암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금물이다. 다른 사람이 분석한 내용을 기계적으로 암기해서는 결코 글분석 능력을 체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렵고 서툴더라도 반드시 집적 글을 가지고 씨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제의 위치에 따른 단락의 형식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두괄식: 소주제문 +뒷받침 문장들
② 양괄식: 소주제문 + 뒷받침 문장들 +소주제문
③ 미괄식: 뒷받침문장들 +소주제문
④ 중괄식: 뒷받침문장들 +소주제문 +뒷받침문장들
⑤ 무괄식: 소주제문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

4. 단락의 전개 원리

단락은 그자체로 하나의 완결성이 있는 글속의 글이다. 따라서 좋은 단락이 되려면 통일성과 연결성, 그리고 강조성의 원리에 충실한 글이어야 한다. 먼저 통일성이란 소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문장들 간의 일관성을 말한다. 예컨대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라는 소 주제문으로 단락을 쓴다면 모든 뒷받침 문장들이 이에 대한 설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결성이란 뒷받침 문장들 간의 순리적 배열을 의미한다. 비록 각 뒷받침 문장들이 소주제를 충실하게 설명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아무렇게나 늘어놓아서는 좋은 단락이 될 수 없다. 연결의 원리로는 공간적 배열, 시간적 배열, 논리적 순서로 배열하는 것 등이 있다. 물론 이 세가지를 적절히 혼합한 형태도 있을 수 있다. 끝으로 강조성의 원리는 소 주제문을 충분히 설명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주제 문장 하나만 달랑 써 놓은 형태의 문단은 강조성의 원리, 혹은 완결성의 원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단락이라고 할 수 없다.

가끔 어떤 부분을 강조하기 위하여 강조하고 싶은 문장을 따로 떼어 한 문단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런 경우 형식은 문단의 것을 취하고 있으나 엄밀히 말해서 단락이라고 할 수 없고 강조를 위한 하나의 기교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형태의 강조는 한 두 번으로 만족해야지 빈번하게 등장시킨다면 그 효과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단락의 형식이 파괴되어 오히려 역기능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5. 단락의 전개방식

단락을 전개하는 방식에는 서사법(narration), 기술법(description), 설명법(exposion), 논술법(argument) 등 네 가지가 있다. 서사법은 어떤 사건을 기술하는 것이고 기술법은 어떤 사물을 눈으로 보는 듯이 묘사하는 전개방식이다. 대체로 문학적인 글에서 서사법과 기술법을 많이 사용하며 이 양자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설명법은 어떤 개념을 정의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가는 전개 방식이며 논술법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대체로 설명법과 논술법은 비문학적인 글에 사용되며 이 양자가 혼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네 가지 전개 방식이 모두 혼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단락의 본문이 어떤 전개 방식으로 쓰여 졌는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개 방식에 따라 주제문을 발견하는 전략을 적절히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사법으로 쓰여 진 단락인 경우 그 사건의 정황을 정밀하게 검토해야 하며 기술법으로 쓰여 진 단락인 경우 무엇에 관한 묘사인지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또 설명법인 경우 대체로 어떤 명제에 관한 것인지 핵심 내용을 발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논술 법인 경우 결론 부분에 주제문이 들어 있다.

6. 단락의 종류

단락들은 그 자체로서 완결된 글임과 동시에 한 편의 글 속에서 큰 주제를 섬기기 위해 각기 독특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런 기능을 앞뒤, 중간에서 감당하는 단락들을 서정수 교수는 특수단락이라 구분하였고 이에는 도입단락, 전환단락, 종결단락이 있다고 하였다. 도입단락은 설명글이나 논증 글에서 문제나 주제를 제시하며 이 글이 다루는 주제의 범위를 한정하는 역할을 한다. 종결 단락은 글을 마무리 짖는 기능을 담당하는 데 대개 요약, 주제의 상기와 전망, 글의 주제와 관련된 어구 인용, 남은 과제와 전망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전환 단락은 긴 글에서 독자가 논지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앞에 논의된 내용을 요약하면서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특수 단락을 제외한 문단들을 일반단락이고 부르며 어떤 글의 몸체가 되는 부분이다. 앞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일반 단락들은 소주제문과 이를 뒷받침하는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고 소 주제문과 관계 속에서 대단히 다양한 논리적 관계를 맺으며 전개되는 것이다.

단락은 글 전체 주제를 섬기면서 한 편으로 다른 단락들과도 상관 관계를 맺고 있는데 아래와 같은 분류 개념들을 익혀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 도입(導入) 단락 : 글을 쓰는 목적, 과제 등을 제시하는 보조적 기능의 단락
㉡ 전개(展開) 단락 : 앞 단락의 내용을 보다 넓게 펼쳐가는 단락
㉢ 요약(要約) 단락 : 결론을 맺거나 글을 마무리하는 단락
㉣ 전제(前提) 단락 : 주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논거 따위를 조건으로 제시
㉤ 상술(詳述) 단락 : 앞 단락의 내용을 보다 자세히 풀어 말하는 단락
㉥ 예시(例示) 단락 : 예를 들어 보여 주는 단락
㉦ 첨가(添加), 부연(敷衍) 단락 : 앞에 진술된 내용을 보충하는 단락
㉧ 연결(連結) 단락 : 두 단락 사이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단락
㉨ 강조(强調) 단락 : 내용을 특히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누어 놓은 단락

7. 단락에서 주제문 찾기 요령

단락에 대하여 이처럼 상세하게 탐구한 궁극적인 목표는 두 가지로 수렴된다. 첫째,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펼쳐나가는 글쓰기 능력을 배양하는 것과 둘째, 글 분석에서 주제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고자 함이다. 문단 개념을 통한 글쓰기에 관해서는 서정수 교수의 저서들을 참고하기 바라고 여기서는 단락에서 주제문을 찾는 요령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① 본문을 빠른 속도로 읽으면서(scanning reading) 주제문의 위치를 확인한다.
② 설명글인 경우 특히 처음 한 두 문장에 주목하라. 논증적인 글인 경우에는 결론 부분을 주목한다.
③ 반복되는 단어나 어구에 주목한다. 저자가 사용하는 키워드는 중요하기 때문에 반복될 것이다. 이때 중복되는 본문이나 문단은 함께 묶어 버리라.
④ 주제문의 단서에 주목하라. 즉 “예를 들면” 등의 말이 나오는 앞부분, “그러므로”, “그렇지만”, “요컨대”, “그래서”, “결과적으로” 등등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어구, 결론이나 요약을 암시하는 말(그러므로, 요컨대, 그래서, 결과적으로...), 부연설명이 있는 앞부분 등이다.
⑥ 주제문으로 여겨지는 문장에 밑줄을 그으라. 그런 다음 주제문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이 있는지 분석독서(closing reading)를 통하여 확인한다. 즉 그 문장이 단락 전체의 문장들을 포괄할 만큼 개괄적인지, 보충설명이 필요한 문장인지, 글의 내용에 너무 크거나 너무 작지는 않는지 등을 따져서 단락의 중심 생각인지 확인한다.
⑦ 동급의 개념들이 연속해서 펼쳐져 있는 경우에는 상위 개념으로 묶으라. 즉 딸기, 토마토, 오이, 참외의 상위 개념은 “과채”(果菜)이다. 또 “연필을 깎다”, “책을 꺼내다”, “책을 펴다”, “선생님을 주목하다” 등의 상위 개념은 “공부할 준비를 하다”이다. 상위 개념으로 묶을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요약하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너무 빈번하다.
⑧ 무괄식 단락은 정확하게 말하여 주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문장들 속에 녹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소금을 풀어 놓은 물은 소금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열을 가하면 소금이 드러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주제가 없다면 단순히 문장을 모아놓은 글에 지나지 않고 단락이 될 수 없다.
무괄식의 단락에서 상위 개념을 추출할 때 도움이 되는 지식이 단락의 전개방식이다. 서사법으로 전개되는 글에서는 사건의 정황을, 기술법으로 전개되는 글에서는 “무엇에 관한 묘사인가?”를 주목하라. 설명법인 경우는 핵심 개념에, 논술 법인 경우는 결론 부분에 주목하면 쉽게 주제문을 찾을 수 있다.
⑨ 때때로 설명이 부족한 채 명제들로만 나열된 글을 접하게 되면 모든 문장이 중요해 보이기 때문에 주제문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나름대로, 혹은 객관적으로 보아서 중요한 문장이 주제문이 아니라 그 글에서 해결하고자하는 핵심 문제, 혹은 큰 주제와 관련하여 가장 가까운 것이 주제문이다.


참고 문헌

서정수(1999). 문장력 향상의 길잡이. 서울: 동광출판사.
______(1998). 논리적인 글쓰기. 서울: 정음문화사.
______(1996). 작문의 이론과 방법: 단락과 논술법을 중심으로. 서울: 새문사.
이상엽(2004). 빠른 독해 바른 독해: 단락독해(205): 서울: 능률 교육.
정달영(1997). 국어 단락이론과 작문교육: 서울: 집문당.

2005-02-26 16: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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